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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스키 열풍, 전통 증류주로 활로 찾자

    돌이켜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 누구나 할 것 없이 면세점에 들러 한 병씩 사 들고 온 일명 '아재'술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 있는 위스키는 오픈런(판매 시작 전부터 줄 서서 대기)과 품귀현상을 빚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웃돈을 주고 거래되기까지도 한다.

    이렇게 위스키가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것은 3년여 동안 지속되었던 팬데믹으로 인하여 홀로 또는 가정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과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위스키의 소비 주도층이 20대와 30대의 MZ세대로 젊어졌고, 폭탄주로 마시고 취하는 아재들의 위스키에서 맛과 향을 즐기는 젊은 위스키 문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개봉하면 전부 소비해야 하는 발효주와 달리 마시고 싶을 때 한 잔씩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토닉 워터나 탄산수 등을 위스키에 섞어 마시는 '하이볼'의 인기도 위스키의 소비 촉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류수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위스키 수입액은 2억6천630만 달러로 전년도 1억7천535만 달러 대비 51.9%가 증가하였으며, 물량으로는 2022년 2만 7천38t에 달해 전년 수입량인 1만5천661t에 대비하면 72.6%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의 매출량을 통해서도 위스키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 GS25와 CU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에 대비하여 각각 65.6%, 48.5%씩 신장한 것으로 최근 보도된 바 있다.

    위스키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기원전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식 증류주로서 보리를 효모와 섞어 발효한 후, 증류(끓였다가 식히는 과정)하여 추출한 주정을 오크통에서 숙성한 술을 일컫는다. 최근 위스키의 시장 가격은 양분화 추세에 있다. 장기숙성을 거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위스키의 특성을 이용한 재테크와 함께 고가의 싱글 몰트(하나의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만을 사용) 위스키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는 비교적 쉽게 홈술을 즐길 수 있는 중저가 위스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류 출고량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국내 전체 주류시장 규모는 8조8천345억 원이며, 이 중 전통주는 약 1%에 불과하나 오히려 성장 추세에 있다. 전통주 산업 규모는 2020년 627억 원에서 2021년 942억 원으로 50.2%가 증가했으며 2017년 400억 원에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 대세인 위스키처럼 전통주 가운데에서도 증류주가 인기를 얻고 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위스키 열풍이 대세인 시점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우리 쌀, 우리 농산물로 술을 빚은 전통 증류주 산업을 활성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가치소비 추세에 맞추어 전통 증류주 산업을 활성화해 나간다면 최근 과잉 생산으로 인하여 해법을 찾고 있는 쌀 소비 촉진 및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통 증류주 소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될 요소는 맛은 물론이고 향과 색, 디자인 측면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항아리 숙성이 발달해 왔으나, 소비자의 오크 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국내에서도 오크에서 숙성한 상품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그 원료나 포장재와 디자인 또한 다채로워지고 있다. 지역단위에서 자력갱생하고 있는 양조장에 전통 증류주 제조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우리 전통의 명품 증류주를 육성해 나가 해외로의 수출 활로도 함께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

    주세와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하여 식당과 주점 등에서 소주와 맥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혼자 또는 집에서 주류를 즐기는 문화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의 품격있는 전통 증류주가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기반을 다져 우리 농산물 소비를 늘려나감으로써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