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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맥에 질렸다. 전통주 매력에 빠진 2030

    /조현경 디자이너

     

    #직장 회식과 지인과 약속자리에서 일주일에 세 번 술을 마시는 최아무개(32)씨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소맥’을 주로 마신다. 소주 특유의 비린 맛을 맥주가 잡아서 마시는데 부담이 없어서인데 숙취 때문에 이마저 괴롭다.

    ‘2030’세대에 전통주 바람이 불고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일명 ‘소맥’ 주류 문화에 질린 젊은 층에 전통주가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온라인판매가 허용된 후부터 전통주 거래액은 증가하고 있다. SK플래닛의 11번가에 따르면 전통주 매출은 월 평균 80%의 증가율로 성장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주로 명절에만 판매되던 전통주가 온라인 판매 허용 이후 고객들이 수시로 찾는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전통주가 중년‧고령층에서만 찾는다는 고정관념이 점점 깨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11번가 내 전통주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연령대는 전체 거래액의 43%를 차지한 30대였다. 50대는 11%에 불과했다.

    구매연령대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11번가의 최근 3개월(2017년12월~2018년2월) 기준 지난 3개월(2017년 8~10월) 대비 거래액이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20대(41% 증가)로 30대 (26% 증가) 보다 1.5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특유의 향과 소주보다 목넘김이 편한 전통주의 특성이 젊은 세대의 입맛에 들어맞았다고 분석한다. 실제 전통주를 구매한 젊은 고객들의 말을 들어보면 마시는데 ‘부담이 없다’가 주류를 이룬다. 최씨는 “소맥만 먹는 술자리가 너무 싫어 전통주를 사서 회식자리에 갖고 갔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다. 숙취도 생각보다 없어서 특히 젊은 직원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는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고 젊은 층 입맛에 맞춘 차별화 전략을 성공 포인트로 꼽는다. 장수막걸리로 유명한 서울장수 주식회사가 최근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RTD(Ready To Drink)형 막걸리가 대표적인 예다. 신제품으로 선보인 ‘드슈’와 ‘막카오’는 젊은 세대에 익숙한 파인애플과 카카오닙스를 각각 원료로 사용했고 음료처럼 부담 없는 주류를 마시는 라이프스타일에 착안해, 알루미늄 캔에 담아 안주 없이도 즐길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을 주류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선보인 것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비교적 비싼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연령대에서 전통주를 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전통주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3월 조선 3대 명주 중 하나인 전라북도 전주의 ‘이강주’와 강원도 평창의 ‘오대서주 감자술’ 등을 내놓았다. 현재는 전국 각지의 전통주 10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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