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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은 소확행, 2019년은 뉴트로. 진화하는 전통주 문화

    2018년은 소확행, 2019년은 뉴트로. 진화하는 전통주 문화

    December 07.2018
    • 얼마 전 양재동 aT 센터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양한 우리 술을 마실 수 있는 ‘우리술 대축제’가 열렸다. 기존 축제와 다른 점은 단순한 막걸리뿐만 아니라 무첨가 숙성 막걸리부터 증류식 소주, 우리 포도로 만든 한국와인, 오미자 및 사과 브랜디까지 300여 종이 넘는 전통주와 지역 술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전국의 유명 한식 주점이 해당 주류와 잘 어울리는 마리아주를 고민하고 선보임으로써 방문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배우 박건형 씨와 걸그룹 달샤벳 출신의 수빈 씨가 홍보대사로 참여했으며, 가양주 연구소 류인수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한국식품연구원의 김혜련 박사,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이대형 박사, 농촌진흥청 전진아 박사, 우리 술 품평회 대상을 수상한 양조장 대표와 함께한 토크 콘서트에도 참여했다. 마지막에는 모든 전통주 부스를 다니며 다양한 우리 술을 시음하고 양조장 대표들과 소통하는 등 우리 술에 대한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 2030을 대상으로 전통주와 치즈 페어링 행사를 진행한 대학생 칵테일 연합동아리 부회장 최수현 씨. 한산 소곡주와 어울리는 페어링을 보여주고 있다
      ▲ 2030을 대상으로 전통주와 치즈 페어링 행사를 진행한 대학생 칵테일 연합동아리 부회장 최수현 씨. 한산 소곡주와 어울리는 페어링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막걸리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나왔다면, 이번 행사에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증류식 소주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진행됐다. 또한, 우리 음식과 술을 맞춰보는 주안상 대회와 최고의 전통주 감별사를 뽑는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도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 최대 대학생 칵테일 연합 동아리 코콕(COCOC)이 부회장 최수현 씨의 사회로 치즈와 전통주의 페어링 행사를 시식회와 함께 진행했으며, 다양한 주종을 마셔가며 술 속에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맛을 풀어가는 SBS 팟캐스트 ‘말술남녀’가 윤의준 PD의 사회로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했다. 기존의 축제가 7080의 무대였다면, 이번 축제는 2030이 즐길 수 있는 모습으로 진행됐으며, 실제 방문자의 60% 이상이 2030이 방문했다.

      흥미로운 것은 2030에게 다가가는 전통주 행사가 이번 행사뿐이 아니다. 다양한행사를 통해 새로운 복고를 뜻하는 '뉴트로'가 전통주 분야에서도 시작되고 있었다.

    • 트렌디한 한복 패션쇼와 같이 진행된 모던한&힐링셰프의 코리아 라운지 행사
      ▲ 트렌디한 한복 패션쇼와 같이 진행된 모던한&힐링셰프의 코리아 라운지 행사

      전통주 칵테일과 함께 하는 코리아 라운지
      전통예술 플랫폼 모던한(대표 조인선)과 유명 셰프 커뮤니티인 힐링 셰프(대표 셰프 이산호)는 이러한 뉴트로를 잘 반영하는 행사를 지난 25일 에타라운지에서 진행했다. 외식 전문 브랜드 엘브이아이 파트너스(LVI Partners)와 함께 진행한 이번 행사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트랜디하게 즐길 수 있는 코리아 라운지 론칭 행사였다. 이날 등장한 주류는 와인이나 위스키 등이 아닌 전통주 칵테일이었다. 웰컴주로는 고구마 막걸리 ‘고구마 동동’이 사용됐다. 이 외에도 산사춘을 베이스로 유자청과 라임주스를 넣은 술과 백세주 베이스로 꿀과 레몬주스, 진저엘을 넣는 술 등 기존과 다른 모습의 주류들을 선보였다. 모던한의 조인선 대표는 전통주 칵테일이야 말고 최고의 뉴트로 문화상품이라며, 이러한 전통에 새로운 것을 입혀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고급 스테이크와 전통주의 페어링
      한편 최고급 스테이크와 전통주를 페어링 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스테이크 맛집 부첼리하우스에서 진행한 이번 행사는, 가우디 ‘법고창신하다’라는 콘셉트로 가우디 연구자 이병기 씨와 함께 미식과 전통주를 함께 즐기는 행사였다. 이번 행사에 페어링으로 쓰인 전통주로는 국순당 법고창신의 ‘자주’ 및 ‘이화주’, 고구마 소주 ‘려’, ‘1000억 유산균 막걸리’ 등이다. 특히 서로인 스테이크는 ‘사시통음주’와 살치살과 우설은 고구마 소주 ‘려’와 페어링을 하는 등 기존 외국 주류 위주로 페어링하는 기존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국순당의 홍성찬 차장은 알고 보면 전통주가 다양한 외국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며, 늘 한식만 잘 맞는다는 고정관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전통주 페어링 행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국순당의 ‘자주’와 부첼리하우스 서로인 스테이크
      ▲ 국순당의 ‘자주’와 부첼리하우스 서로인 스테이크
      소확행에서 뉴트로로 움직이는 2019년 키워드
      `뉴트로`는 복고(레트로·retro)를 새롭게(new) 즐긴다는 뜻이다. 과거를 재현하는 데 집중하는 `레트로` 유행과는 다르다. 전통문화 자체가 젊은 층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즘, 새로운 복고, 뉴트로라 불리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다. 이러한 문화가 외식업계와 패션, 인테리어 등 소비환경뿐만 아니라 전통주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18년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이 휩쓸었다면, 2019년에는 전통주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업계가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트렌디함을 이끌기 위해서는, 소확행에서 뉴트로라는 키워드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 2018년은 소확행, 2019년은 뉴트로. 진화하는 전통주 문화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일본 릿쿄(立教) 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10년 전 막걸리 400종류를 마셔보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서 포털사이트에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주류칼럼니스트로 활동한다. 가수 겸 배우 김창완 씨와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전통주 코너를 2년 이상 진행했으며, 본격 술 팟캐스트 '말술 남녀'에도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O tvN의 '어쩌다 어른'에서 술의 역사 강연을 진행했다. '명욱의 동네 술 이야기' 블로그도 운영 중이며,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