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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별 만큼 다양해진 우리 전통주

 

 

사진 대동여주도 제공

최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소리 중 하나가 ‘전통주’다. “또 전통주야?”하는 이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웬만한 술집과 식당엔 이미 여러 종류의 전통주를 갖췄다. 심지어 격식을 갖춘 강남의 레스토랑에도 탁주·약주·증류주·와인 등 다양한 전통주가 차림표에 당당히 올라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카테고리가 한국 와인이다. 이게 무슨 조화일까? 한국에서 와인이 생산된다고? 전통주하면 막걸리나 소주 같은 술을 생각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나는 과실로 생산한 한국 와인도 ‘지역 특산주’란 이름으로 전통주 카테고리에 속한다. 포도·감·복숭아·사과·오미자 등 우리 땅에서 잘 자라는 달콤한 과실로 만드는 과실주를 한국 와인이라고 부른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산시에서 ‘한·중 과실주 콘퍼런스’가 열렸다. 한국와인생산자협회와 중국 과실주연맹회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예산 사과와인 ‘추사 로제’를 비롯해 ‘한국 포도 와인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여포 와인농장의 ‘여포의 꿈’, 토종 산머루로 만든 수도산 와이너리의 ‘크라테’, 고도리 와이너리의 ‘복숭아 와인’ 등 한국과 중국 와인의 다른 양조 방식과 각기 다른 스타일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 와인은 품질이 뛰어나고 음식과의 조화도 훌륭하다. 모든 한국 와인이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과 견줘 지금 수준은 상상할 수도 없이 좋아졌다. ‘외국 와인에 비해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도 다 옛이야기다.

 

안산 대부도 그랑꼬또 와이너리, 경상북도 영천 고도리 와이너리 등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와이너리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터넷을 통해 구매도 가능하다. 포털 상품 판매 채널 등에서 한국 와인을 구매하는 이들 대부분은 20~30대라고 한다. 쑥쑥 자라나고 있는 한국 와인. 그 이면에는 생산자들의 다양한 노력과 그 가치를 알아보고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가 있다.

 

매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마시는 것이 술이다. 내가 마시는 술에 조금만 더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면 같은 가격에도 더 좋은, 더 맛있는 술을 마실 수 있다. “나 전통주 싫어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용기 내서 한 번만 마셔보고 다시 얘기하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술에 빠지는 것만큼 황홀하고 즐거운 일은 없다. 내 옆에 그 누구도 없을 때라면 더욱더 그렇다. 오늘도 날은 차갑고 와인 코르크 여는 소리는 속없이 정겹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